[Interview] #6 안태옥
12/ 10/ 2012


유행의 빠르기만큼이나 많은 브랜드가 생겨났다 사라지고 있는 지금, 자신만의 개성을 피력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특색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어엿한 대세로 자리잡은 스펙테이터(Spectator)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안태옥(ANTEOK)’이라는 큰 틀 안의 첫 번째 챕터(Chapter) 형태로 선보였던 스펙테이터는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많은 마니아층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지난 프레젠테이션과 동시에 여섯 번째 챕터인 네버 그린 스토어(Never Green Store)를 공개하며 새로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커다란 형태의 부분들이 만들어지는 중심에는 디자이너 안태옥이 있습니다. 유니온에서는 그의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와 그것을 일구어나가는 개인적인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그가 보여줄 더 많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요 근래 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으실 텐데, 이렇게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항상 속으로만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가끔은 그런 생각들을 밖으로 꺼내야 한답니다.

 
다행이네요. 그럼 처음 디자이너라는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사춘기 시절을 거치면서 옷의 마력에 빠져버린 흔한 아이였지만,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게 되면서 더욱 전문적인 길로 들어서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2001년 9월에 대한민국 패션대전에서 운 좋게도 수상을 하면서 큰 전환점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밀라노(Milan)의 마랑고니(Marangoni)라는 패션 전문 스쿨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던 거죠. 떠나기 전에 약 1년의 시간이 있었는데, 우선 실무라는 것을 먼저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고 여기 저기 입사 지원을 하기 시작했죠. 당시로써는 나이도 어리고 해서 어디서든 쉽게 받아주는 곳이 없었지만, 가리지 않고 끈질기게 찾아 다녔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저를 받아준 곳은 남성복 브랜드였던 준코 코시노(Junko Koshino)였습니다. 어쩌면 거기서 지금처럼 남성복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것 같습니다. 

 

유학생활은 어땠나요?

지금 돌아보면 아주 행복했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지만, 당시에는 꽤 힘들고 외롭기도 했거니와 매일이 난관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언어도 엉망이었고 돈도 별로 없었죠. 아주 부자 동네에 살긴 했지만, 실제로 제가 살던 집은 그 부자들의 허드렛일을 도와주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 아주 좁고 추웠습니다. 이런 동네에 왜 이런 싼 집이 있나 했었죠. 아무튼 결국은 상황에 적응을 하는 것이 사람인지라 나름대로 즐겁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학교를 다니면서 디자이너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는 기특한 유학생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럼 유학 동안 아르바이트라던지 일을 하면서 공부를 했던 건가요?

아마 7월에 밀라노에 자리를 잡고 10월쯤부터 바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게 조금 특별한 사건이 있었어요. 당시 학교에서 유명한 디자이너들을 강사로 초빙하곤 했었는데, 그 중 한 분이 안토니오 베라르디(Antonio Berardi)였어요. 하루는 제가 끄적거리던 낙서 같은 디자인을 그가 우연히 보고서 그걸 5유로에 자기한테 팔라는 농담을 던졌어요. 저는 거기서 기지를 발휘해 그냥 나를 사는 게 어떻겠냐고 답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내일 스튜디오로 와보라고 하더군요. 결국 정말로 같이 일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약간 드라마 같은 상황이었어요.

 

와 그럼 정말 운도 좋았었네요. 물론 그 낙서가 정말 멋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했겠지만요. 사실 베라르디라고 하면 현재 스펙테이터라는 브랜드와는 꽤 동떨어진 느낌인데 디자이너는 일할 때 ‘자기색’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런 부분은 어땠나요?

우선 누구나 학창시절에는 마찬가지겠지만 화려한 여성복을 꿈꿔요. 당시에는 저 역시도 여성복을 공부했고, 마르지엘라, 후세인 살라얀, 알렉산더 맥퀸 등의 디자이너들에게 심취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제 디자인도 엄청나게 실험적이었어요. 진짜 엄청나게… 누가 봐도 정말 말이 안될 정도의 그림만 그려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베라르디는 그런 부분들을 즐겁게 인정을 해주는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그것들을 더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완성하는 테크닉을 가지고 있었죠. 

 

그럼 한국에는 어떻게 다시 들어오게 된 거죠?

보통 외국인들의 경우 현지에서 장기간 일을 하기는 쉽지가 않았는데, 당시 베라르디는 그런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써줬어요. 일반적인 3개월 인턴 정도로 일을 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보통 일이 아니었죠. 결국 2년을 넘게 일을 했지만, 그래도 외국인에게는 어떤 한계가 있었어요.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은 오게 되어있었죠. 그러다가 우연이 한국에 계신 분들과의 이런 저런 인연으로 새로운 브랜드인 엘록(ELOQ) 런칭 기획에 참여하게 되었고, 일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하게 되었군요?

일을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요. 그냥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커다란 자극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엘록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우선 저의 성격이 많이 정해졌던 것 같습니다. 당시엔 너무 어리고 경력도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이나 실험정신은 넘쳐서, 당시의 시장 상황과는 무관하게 흥미로운 브랜드를 만든다는 자체가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포멀과 캐주얼, 남성과 여성으로 나뉜 백화점의 고리타분한 조닝(Zoning)을 새롭게 개척한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쯤이 되면 이제 새로운 디자이너로써의 경력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게다가 어린 나이에 남성복의 팀장으로 역할을 수행했다고 들었는데 난관이 참 많았을 것 같아요. 엘록에서는 어땠나요?

결과적으로 보면 엘록은 성공적인 브랜드가 아닙니다. 지금은 이름만 남은 브랜드가 되었죠. 하지만 시작하는 당시에는 나름대로 시장에 많은 영향을 끼친 어떤 선구자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지 캐주얼(Easy Casual)과 남성 캐릭터(Man’s Character)라는 카테고리 사이에 캐릭터 캐주얼(Character Casual)이라는 새로운 존을 만들어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었습니다.

뭐 그런 것과는 별개로 저는 그런 시장의 상황보다는 그냥 단순하게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 주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부의 카테고리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철없는 디자인들이 마구 나왔던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아이디어만 있고 완성도는 없는, 그야말로 학생 같은 작품이었죠. 윗분들이 시키는 카피도 많이 해봤고요.

언제부턴가 그런 상황들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본격적으로 분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일까? 왜 이탈리아에서 옷을 만들 때와는 다른 분위기가 나오는 것 일까? 그런 의문에서 시작한 것이 바로 군복, 작업복, 빈티지 의류들에 대한 연구였죠.  그런 옷들은 기본적으로 내재된 분위기와 완성도가 일반적인 브랜드의 옷들과는 정말 달랐으니까요. 당시에 그렇게 연구했던 것들이 지금의 저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의미 없이 너무 많은 옷들을 만들다가, 결국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과정까지 도출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재의 ‘스펙테이터’를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었던 건가요?

아마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스펙테이터’를 만들기 보다는 ‘안태옥(ANTEOK)’을 만들고 싶었던 것에 더 가깝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연구를 해도 ‘안태옥’을 만들기에는 저 스스로조차 아직 완성이 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결국은 ‘안태옥’을 완성시키기 위한 도구로써 스펙테이터를 먼저 시작하게 된 것에 가깝습니다.

 

사실 대학시절에 당신이 현재의 ‘안태옥’이라는 큰 틀과 비슷한 형태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거 기억하나요? 강의실 칠판에 크게 ‘안테우스(ANTAEUS)’라는 이름을 적고 그 밑에 번호를 매겨 자신이 하고 싶다던 몇 개의 브랜드들을 열거했었는데.

하하 물론 기억해요. 그 당시에도 어떤 현재와 비슷한 모양새를 생각하긴 했지만, 개념은 조금 달랐던 것 같아요. 그냥 브랜드 하나로는 나의 생각을 전부 표현하기에 부족할 것이다라는 것 정도를 상상했던 것 같습니다. 아 추억이 새록새록. 그런 전반적인 배경에는 어린 시절의 제가 있어요.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step by step’이란 노래를 좋아했던 저는, 스텝-1부터 스텝-5까지 어떤 단계적인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었습니다. 그게 지금도 남아서 현재와 같은 방식을 기획한 것 같습니다. 생각하면 참 귀엽습니다.

 

그럼 첫 번째 브랜드가 된 스펙테이터라는 이름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가요?

사실 ‘없다’라고 하면 가장 좋겠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각자가 바라보는 나름의 느낌대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게 스펙테이터가 원하는 방향입니다.

 

당신이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아우르는 ‘안태옥’이라는 브랜드가 있다면, 그 첫 번째인 스펙테이터는 어떤 의미인가요?

현재로서는 저 자신인, 안태옥의 ‘아카이브(Archive)’입니다. 앞으로 해나갈 작업에 대한 발판이 되도록 단단하고 깊이 있게 만들 생각입니다. 저는 불완전한 상태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영원히 완전해지지 않을 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저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한 토대가 필요했습니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안태옥의 성향, 욕심, 지금까지 연구한 모든 것들에 대한 축적, 그리고 재해석하고 싶은 많은 옛 것들 전부 담아서 기록하기 위한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실험하고 연구한 결과물들을 상당히 거친 상태로 내놓고 있습니다. 더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도, 어쩌면 더욱 날 것의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대한 포장을 자제하고 아이템 자체에서 그러한 부분들을 표현하고 있는 거죠. 물론 제품에 꼭 필요한 부분에만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그게 바로 현재의 ‘안태옥’이기에 그런 부분에서는 가감 없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하나 하나가 바로 저의 ‘프로토-타입(Proto-Type)’들이고, 계속해서 새롭게 진화시키고 연구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중에 제가 어떤 재해석을 하더라도 당당하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말이에요. 예를 들어, 언젠가 다른 챕터에서 난데없는 전투기를 제작한다고 해도 그 이유가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그런 초석을 다지고 싶은 브랜드가 바로 ‘스펙테이터’입니다.

 

요새는 아메리칸 캐주얼(American Casual)이라는 말이 꽤나 유행 이예요. 어떻게 보면 유행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고, 그런 부분이 유행으로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도 있다고 봐요. 보통 소비자들이 스펙테이터를 바라보는 눈 역시 그 카테고리에 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요.

글쎄요. 저로써는 아메리칸 케주얼이라는 카테고리에 스펙테이터가 들어가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어떻게든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생각하게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아메리칸 캐주얼에서 보여지는 실용주의와 상통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재료를 가지고 단순하고 실용적인 제품을 만드는 부분이 특히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기에 실용성을 넘어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자 하기 때문에 조금 다른 특성들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오래된 것들에 대한 단순한 오마주(Hommage)가 아닌 완전하게 새로운 분위기로 재해석하려고 합니다. 거기에는 저 나름의 철학이 있는데, 재해석한 제품이 토대가 되는 제품에 비해 더 멋지고 실용적이지 못하다면 안 된다는 거죠. 현대에 걸맞게 더 편하고 더 실용적이면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과거의 옷을 구입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게 되니까요. 그래서 우선 모든 디자인의 출발이 되는 원단과 부자재부터 최고의 품질을 고집하고 디자인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단단한 완성도를 필요로 합니다. 아마 그런 분위기가 사람들로 하여금 아메리칸 캐주얼을 추구하는 브랜드들과 비견되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실제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들 중에는 상당히 조악한 수준의 제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아메리칸 캐주얼이라는 이름 하에, 근래에는 복각(復刻, Replica)을 모토로 생겨난 브랜드부터 디테일만 차용한 브랜드라던지, 다양한 헤리티지(Heritage)에 근거한 브랜드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요. 스펙테이터는 어떤 부분에 근간을 두고 있나요?

우선 복각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실제로 완전히 똑같이 복각을 하고 싶은 아이템은 저에게 없습니다. 과거의 것이 현재에도 너무나 완벽해서 그것을 똑같이 만들어보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고 해도, 저는 아마 다르게 변형을 시킬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렇게 하기 싫어도 저절로 바꾸고 싶은 부분들이 마구 머리 속에 그려지거든요. 복각이란 것은 이미 몇몇 브랜드가 그 의미를 완전히 지켜내며 해나가고 있잖아요? 저는 더욱 컨템포러리(Contemporary)한, 현 시대의 상황에 잘 부합이 되면서도 마치 과거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고, 또 시간이 흘러 먼 미래에도 여전히 멋이 있을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지만 그것이 바로 스펙테이터가 해야 하는 역할이고, 더 나아가 앞으로 진행 할 브랜드의 훌륭한 아카이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 해서 그렇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템 하나를 만드는 것에도 상당히 많은 연구와 실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스펙테이터화 시키는 작업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그 작업이 어떻게 진행이 되는 지 궁금합니다.

한 아이템의 모든 부분들을 구석구석 연구하다 보면, 제가 취할 것들과 버리고 싶은 것들이 나뉩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템에서 몇몇 실용적인 디테일과 패턴의 라인은 꼭 살려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은 꼭 살려냅니다. 가끔은 우스운 허리 라인이나 불편한 주머니의 위치를 가진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그냥 지나치는 거죠. 그렇게 생각을 정하고 수많은 스케치를 통해서 저의 취향에 맞는 비율과 밸런스를 찾은 다음, 완성도 높은 최종 디자인을 확정합니다. 디자인에 있어서는 주로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부분에 매우 집중합니다. 그렇게 디자인이 완성되는 동안, 보통 원단은 미리 구해두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만약 원하는 것이 없다면 복각을 통해서라도 개발을 해내기도 하죠. 거기에 부자재는 현대적인 것을 사용할 때도 있고, 아예 오리지널 부자재를 사용하기도 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하이브리드(Hybrid)를 만들어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결론적으로는 전혀 새로운 아이템인데, 무언가 오리지널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여기 저기에서 포진하고 있는 거죠. 이렇게 되면 오리지널을 알고 있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무언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만족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죠.

 

그럼 당신은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재해석을 기반으로 하는 건가요?

현대에는 현대에 어울리는 재해석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방식과 패턴이 달라졌으니 그건 당연한 거죠. 그렇다고 복각이 불필요하거나 의미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에요. 재해석을 위해서는 복각도 필요하고, 복각과 재해석이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있어야 재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레플리카와 재해석의 의미를 혼동하기 쉬운 분위기여서 저도 가끔 설명하는 부분에서 애를 먹고 있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재해석을 위해서는 진정한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이해와 그것의 의미를 오랫동안 연구하고 습득해야 한다는 겁니다. 저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언제나 관심과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재해석이라는 작업을 하려면 결국엔 자신이 가진 아카이브를 디자인으로 마무리해야 할 텐데, 스펙테이터를 디자인 할 때 당신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있나요?

첫 번째는 ‘작품’으로서의 완성도, 두 번째로는 ‘상품’으로서의 실용성입니다. 굳이 첫째에서 둘째까지 꼽는 이유는 스스로 만족이 안 되는 제품, 즉 안태옥의 작품으로써의 가치가 없는 제품을 선보이면 안되다는 생각이 우선입니다. 그것이 만족이 되어야 고객에게 전달을 할 수 있고, 또 고객에게는 이것이 작품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상품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에게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마구 즐기며 사용하지 못하고 단지 감상으로 만족해야 하는 작품은 스펙테이터에겐 전혀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선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서 최고의 원단을 고르고 최고의 디자인을 입혀서 좋은 재료들과 마구 섞어 제품을 완성합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과하게 욕심을 다 우겨서 집어넣게 됩니다. 하지만 고객에게 전달이 될 때에는 최대한 마구 사용하실 수 있도록 설명을 드립니다. 특히 옷에서는 불가피한 세탁 부분에 있어서 많이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당신이 언급한대로, 스펙테이터의 옷을 보면 소재와 부자재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디자인은 소재로부터 시작하는 편인가요?

기본적으로는 원단을 먼저 고르고 시작을 합니다. 원단을 만지면서 어떤 디자인을 올려야 가장 최상의 궁합으로 만들어질까 연구하는 편이지만 반대로 디자인을 먼저 해놓고 거기에 맞는 원단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대체적으로 완전히 새로 개발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이번에는 정글클로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처음 생각했던 정글클로스는 오리지널처럼 더 두텁고 표면에 기모를 일으켜 포근한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정글클로스의 경우 일본에서 복각한 얇고 차가운 느낌 외에는 없었죠. 그래서 직접 개발을 통해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없앤 경우입니다.

 

디자인부터 패턴, 생산까지 수 많은 일을 혼자 하기에 꽤나 바쁘고 힘들 것 같아요. 보통 꼼꼼하거나 세심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을 텐데,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기준이나 뭐 그런 것 들이 있나요?

모르겠습니다. 꼼꼼한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허술한 부분이 아마 더 많을 것 같습니다. 가끔은 ‘될대로 되라지!’ 하고 질러버리는 경우도 많거든요. 하하 하지만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이것만은 확실히 지켜야해!’하는 것들에 집중을 합니다. 억지를 부린다 해도 도저히 불가능한 부분은 그냥 담담하게 내려놓습니다. 바로 그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고집을 부려서 다른 부분의 균형이 깨진다면 결국 전체적인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핵심을 찾아서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부분은 10년 넘게 다양한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얻은 진짜 노하우(Knowhow)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고집만 가지고 전체를 망쳐버린 경우를 정말 많이 봤거든요. 그건 시간이 지나면 증명이 됩니다. 지금 당장 별다른 경력과 노하우 없이, 무작정 이름만 번듯한 원단이나 부자재를 내세워 옷을 만드는 브랜드들은 아마 곧 한계에 부딪히게 될 거예요. 그런 것들이 눈에 보여서 종종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현명한 타협을 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자 노하우인 것 같습니다.

 

다양한 것들을 해나가며 이제 꽤 여러 시즌을 보냈는데, 어때요? 지금의 스펙테이터는 디자이너인 자신이 보았을 때 만족스러운가요?

여전히 실험이 진행중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쩌면 영원히 실험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만족과 불만족의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면, 불만족에 더 가깝습니다. 항상 욕심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펙테이터는 그 욕심을 마음껏 부리려고 만든 브랜드라서 늘 불만일 것 같습니다. 하하

 

국내에서 제작을 하고 국내에서 판매를 하는 브랜드로서의 애로사항이나 불만 같은 것은 없나요?

우선 긍정적인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 국내의 봉제 수준은 한때 한국의 경제를 이끌었을 만큼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을 만들어 냈었으니까요. 다만, 그런 공장이나 업체를 어떻게 선별하고 컨트롤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창작물이 가진 저작권에 대한 태도가 너무나 안이해서 상심을 한 적은 많이 있었죠. 열심히 무언가를 고민하고 만들어내었는데,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그런 것들을 시장에 너무 쉽게 풀어버리는 경우도 있었고요.

 

결국 유명해져서 복제품이 많이 생겨나는 것 같은데, 그런걸 유명세라고 하기에는 개인적으로도 썩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복제품에 대해서는 우선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은 ‘패션이라는 영역의 숙명적인 속성이라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옷’이라는 상품은 실제로 복제가 쉽습니다. 특히 겉모습을 비슷하게 만들어내는 것은 정말 쉽죠. 하지만 겉모습은 비슷하더라도 제가 의도하고 고심해서 조정하는 작은 부분들은 절대 따라 하기가 힘듭니다. 제작과정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저의 스타일대로 많은 부분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부분이 많거든요. 옷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아무리 철저하게 카피해도, 곳곳에 숨겨놓은 진짜 핵심 디테일들은 절대로 따라 하지 못합니다. 물론 그 차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만 저의 고객이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손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에요. 겉으로 보기에 비슷한 물건을 싼값에 살 수 있다는 것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복제품을 만들어내는 일이나 당신처럼 자신의 브랜드를 창작해 내는 것, 그 두 가지 모두 ‘패션’이라는 범주에 속하겠죠. 스펙테이터에 있어 패션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스펙테이터도 엄연히 패션의 카테고리 속에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패션은 근본적으로 허영을 판매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패션이 아니라 생필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옷에 대하여 ‘패션’의 면모보다는 생필품으로서의 가치를 존중하고 크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원적인 기능에 충실하고 나머지의 부분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역할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패션은 제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입는 고객들이 만들어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저는 패션 디자이너가 아니라 스펙테이터 디자이너니까요. 제가 디자인하고 만들어낸 스펙테이터를 보시는 분들이 정말 수준 높은 구경꾼이 되도록 하고 싶은 것이 바람입니다. 

 

‘좋은 소재와 부자재를 이용해서 최선의 정직으로 만들어내는 옷’이라면, 스펙테이터는 명품이라는 분류를 해도 좋겠죠? 물론 커다란 브랜드 로고만이 난무하는 이미지 장사가 아닌, 진짜 명품이요.

글쎄요. 명품이라는 단어는 분명히 무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명품이라고 부르는 제품의 목표점과 제가 목표하고 있는 부분과는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두를 납득시킬 수는 없겠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그렇게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기에, 결국 보시는 분들께서 판단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자신의 브랜드를 일구어가는 디자이너에게도 분명 좋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브랜드가 있을 거예요. 특별히 꼽을만한 브랜드가 있나요?

너무 너무 많아서 어떻게 꼽을 수가 없을 정도에요. 다양한 방면의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지고 재능을 펼치는 브랜드가 너무 많아서 항상 괴롭지만, 또 자극도 받고 나름대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멘토(Mentor)라 생각하고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헬무트랭(Helmut Lang)과 마르지엘라(margiela)입니다. 처음으로 저에게 어떤 다른 세계관을 갖게 해준 브랜드에요. 전부 설명하자면 너무나 길기에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재해석이란 것이 디자이너에게 얼마나 중요한 모티브가 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무한대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발전 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 어떤 선구자 같은 느낌을 항상 받고 있습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후에 존재할 수 있었던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제 눈에도 보이거든요.

최근에 화재가 되고 있는 브랜드들 중에서는 엔지니어드가먼츠(Engineered Garments)와 하버색(HAVERSACK), 웨이스트투와이스(Waste Twice)도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복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자체에 그러한 이미지를 잘 입혀내죠. 예를 들어, 세계 죄고의 아메리칸 아카이브를 가진, 존경해 마지않는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에서는 복각에 근거한 히스토리컬(Historical)한 아이템들을 훌륭한 품질과 가격으로 만들어내고 있죠. 그것을 바탕으로 엔지니어드가먼츠는 그것을 조금 더 모던하지만 극단적인 스포츠웨어의 디테일을 사용해서 거칠게 뽑아내고, 하버색은 미국적인 것과 전혀 상관없이 프랑스 귀족의 휴양이나 스포츠를 오래된 필름 속에 담아내는 것 같고, 웨이스트투와이스는 그런 아카이브를 더욱 더 위트있고 개성있는 방향으로 전환해 일본적인 해석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보는 것이 너무 흥미롭고 즐겁습니다.

또, 저는 리바이스나 스톤아일랜드도 좋아합니다. 무언가 자신만의 영역이 확실한 브랜드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현재 소비자들은 엔지니어드가먼츠나 하버색, 웨이스트투와이스 등을 복각브랜드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은데, 결국 복각은 아니라는 거죠? 그렇다면 유행의 진정성은 조금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네! 절대로 복각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언뜻 본다면 마치 빈티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완성도 높은 디자인처럼 보이지만, 단 하나의 디테일도 그대로 사용한 것은 없습니다, 완전하게 해체하여 통째로 뒤바꾸는 재해석을 모두 거친 브랜드들입니다. 복각을 모토로 하는 브랜드의 방향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엄연히 다릅니다. 아마 그 디자이너들에게 ‘너희 브랜드는 복각을 모토로 만드는 거지?’라고 묻는다면 엄청나게 황당해할걸요? 현재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묘한 유행 때문에 이런 저런 혼선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충분하게 재해석이 된 디자인을 통째로 카피 하고서는 그것을 ‘과거에 있는 것을 그대로 가지고 온 것뿐이다.’라는 어불성설이 통하는 세상이니까요.

 

 

 

 

그럼 당신의 가장 큰 틀인 ‘안태옥’에 대해 알고 싶어요. 하나씩 베일이 벗겨지는걸 기다리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지만, 먼저 조금 알고 싶기도 하고요. 스펙테이터만해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 많은걸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이후에 선보일 다른 챕터들을 다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꽤 많이 걸릴 것 같아요.

나머지 챕터들이 어떤 방향을 가지고 어떤 제품으로 선보이게 될 지 계획은 다 되어 있습니다. 다만 그 시기가 문제인데, 지금의 속도를 생각해보면 역시나 꽤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일단 먼저 시작한 ‘챕터1-스펙테이터’가 진행 중인데, 갑자기 계획에 없던 ‘챕터6-네버그린스토어(NEVER GREEN STORE)’를 만들어버리는 바람에 아마 약간은 차질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그럼 계획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건가요?

되도록 계획에 맞추어 진행을 하겠지만 여러 가지 시장 상황이나 개인적인 여건이 충족이 안되면 확실한 타이밍은 정확하게 가닥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아직은 비밀로 간직을 하고 있지만 나중에 보여드리게 될 때에는 정말 깜짝 놀라게 해드릴 부분도 있거든요. 하하

 

뭔가 흥미 진진한데요? 하하 ‘안태옥’이라는 브랜드가 완성된다면 어떤 브랜드가 될까요?

글쎄요. 그건 정말로 보시는 분들께 맡겨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바람은 물론 어느 정도 있지만, 아직은 언급을 드릴 때가 아니라서 저도 안타깝고 괴롭습니다. 그냥 단순한 생각으로는, 제가 할 수 있는 영역 내에서 그것을 바라봐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행복한 마음이 들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것이 지금의 생각입니다. 그것이 꼭 옷이나 액세서리가 아니라 해도 말이죠.

 

 

 

 

계획에 없던 네버그린스토어를 얼마 전에 공개했어요. 처음엔 저도 챕터 중에 스토어가 있다는 것이 조금 놀랍기도 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제 확실히 이해가 가요.

네버그린스토어는 변화의 과정이 공개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 형태이기 때문에, 몇 가지 이유들과 맞물려 계획보다는 꽤나 일찍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모든 1~5챕터가 전부 완성이 되면 가장 나중에 보여드리고 싶었던 챕터였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무궁무진한 변화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5챕터를 모두 완성해서 완전한 그릇이 될 수 있을 때까지 천천히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함께 시작한 MNW, 블랭코브(BLANKOF) 그리고 안태옥의 챕터들이 더욱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진정으로 행복한 가게가 될 수 있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네버그린스토어’라는 이름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가요?

어릴 적에 지어둔 이름들 중 하나를 고른 것 입니다. ‘에버그린’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서 그것을 살짝 비틀어 ‘네버그린’을 만들고 뒤에 가게라는 뜻의 단어인 ‘스토어’를 붙여 쉽고 명확하게 브랜드의 성격을 규정지었습니다. ‘네버그린스토어’는 가게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브랜드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사실은 ‘네버그린스토어’ 아래에 붙어있는 서브타이틀(Sub Title)이 진짜 ‘챕터6′의 성격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Homegrown svpply’는 직접적인 의미로는 ‘자가 생산한 제품을 공급한다’는 말이고, 더 넓은 의미로는 ‘자기 색깔이 있는, 개성이 뚜렷한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의미도 있죠.

 

그럼 네버그린스토어는 현재의 구성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에 아직 특별한 구성을 하고 있지 않지만 더욱 다양하고 흥미로운 제품들을 함께 선보일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꼭 옷이나 신발, 액세서리가 아닌 더 재미있고 행복한 제품들을 구성할 생각입니다. 저와 고객들 서로가 준비되면 아마 조금씩 이런 저런 아이템들을 선보이게 되지 않을까요? 자세한 아이템들은 아직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하하

 

재미있고 행복한 제품이라니, 그거 정말 재미있겠네요! 그런데 그러려면 할 일이 많겠어요?

아직 전혀 준비가 안되어 있습니다. 우선 공간도 너무 민망할 정도로 좁고요. 천천히 채워나갈 생각이에요. 여느 편집매장과는 다른 분위기와 취향의 공간을 만들고 싶거든요. 지나간 기억에 대한 것들, 추억과 얽혀 있는 것들, 어떤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따뜻한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 할 거예요. 늘 푸르른 ‘에버그린’이 아니라 늘 변화무쌍한 ‘네버그린’으로 신나고 즐겁게요.

 

마지막으로 당신의 공간을 찾아주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다거나 전하고 싶은 말들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제가 어떤 한 고객의 인생에 작은 영향이라도 끼칠 수 있다는 것에 늘 행복하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항상 보내주시는 따뜻한 응원과 격려에 늘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제겐 가장 큰 에너지입니다. 옷이라는, 어찌 보면 단순한 매개체로 인연을 맺었지만 그 고리가 오랫동안 단단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취재/임기원(assem@union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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